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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함무라비 법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본문

1. 함무라비 법전은 세계 최초의 성문법전이 아닙니다. 

 

  저는 분명히 의무교육 시절에 '최초의 성문법전'이라고 배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유식 판사가 작가로 참여하였던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도 세계최초의 성문법전이라는 모티브에서 제목을 따왔었죠. 

  제 기억이 잘못되었나 싶어서 나무위키 등을 찾아 보니 나무위키 등은 제대로 기재되어 있던데 

  우리나라 정부 공식 기관인 국가기록원에서는 다음과 같이 "세계 최초의 성문법이다"라며 세계 최초라고 당당히 거짓말을 하더군요. 

 

  출처 : 국가기록원

 

  함무라비 법전은 기원전 1790~1750년대 즈음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실 그 보다 약 500년 이전부터 성문법전은 다음 표와 같이 있었습니다. 

 

이종근, 히브리법사상(삼육대학교출판부, 2004) 40면
법전명 연대(BC) 언어 국가 제정자 발굴장소
우르이님기나(LN) 2350 수메르어 라가시 우르이님기나 길수/라사시
우르남무(LU) 2100-2047 수메르어 우르3제국 우르남무 니푸어, 우르
리피트이쉬타르(LL) 1934-1924 수메르어 이신 리피트이쉬타르 니푸어
에쉬눈나(LE) 1800

아카드어

(수메르어)

에쉬눈나 다두샤 아부하르말
함무라비(LH) 1792-1750 아카드어 고대 바빌론 함무라비 수사
히타이트(HL) 1650-1180

아카드어

(히타이트어)

히타이트 미상 보가즈쾨이
중세아시리아(MAL) 1114-1076 아카드어 아시리아 다글랏빌레셀 1세 이수르
신바빌론(LNB) 700 아카드어 신 바빌론 미상 십파르

 

 

 

 

 

 

 

 

 

 

 

 

 

 

 

 

 다만 함무라비 법전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인 1901년 당시에는 최초의 법전이었던게 맞습니다. 이후 수메르 법전에 대한 고고학적 발견이 약 50년 이후 대거  이루어지면서 

 함무라비의 '최초' 타이틀은 사라졌는데, 다른 나라들이 수메르 지역에 대한 고고학적 발견을 지식으로 업데이트하는 동안 우리나라 정부는 놀고 먹었기 때문에 

 아직도 '최초'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죠. 

 

 다만 함무라비 법전은 법전의 전체 조항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거의 완전하게 복원된 인류 최초시대의 법전' 이라는 역사적 의의는 있습니다. 

 

 

2. 형법전이 아니다. 

 

 '탈리오 원칙', 즉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동해 보복의 원칙으로 인하여 형법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형법 뿐만 아니라 민법도 다루고 있습니다. 

 

  나무위키에는 함무라비 법전 전문이 있더군요. 한번 일독해보시길 바랍니다. 형법과 민법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사실 민법조항이 훨씬 더 많습니다.

 

3. 여성보호가 엄청나다. 

 

  여성의 정절이라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고귀한 가치이기에, 여성의 정절을 요구하는 것은 함무라비 법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함무라비 법전에서는 여성에 대한 보호 규정이 매우 정교하게, 그리고 많은 조에 걸쳐서 할애되고 있습니다. 

  남성에게는 여성을 양육해야할 뿐만 아니라 절정에 대한 의무가 거의 무한대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만약 '자기의 아이를 낳은 아내'와 이혼하려면 사실상 패가 망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혼에 대한 규정을 일부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37조 - 남자가 자신의 아이를 낳아준 여자와 이혼하고자 하거나, 여자가 자신의 아이들의 아버지와 이혼하고자 할 경우, 남자는 여자에게 주었던 신부대를 반납하고 토지, 과수원, 집의 사용권을 여자에게 제공해 여자가 아이들을 부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여자는 아이들을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한 이후에 원하는 남자에게 재가할 수 있다.[42]

  • 138조 - 자녀를 낳지 않은 아내는 "신부의 값"에 해당하는 은과 그녀의 재산를 주어 내어 보낼 수 있다.

  • 139조 - 재산이 없는 경우에도 남편이 귀족이면 그녀에게 은 1 미나를 주어야 한다.

  • 140조 - 평민이면 1/3 미나를 "이혼위자료"로 주어야 한다.

 

 

4. 비례원칙 이지만, 평등한 비례원칙은 아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해서 형법의 한계를 명확히 한, 비례원칙이 들어갔다고 자칫 오해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계급적으로 열등한 평민이 귀족을 상해한 경우에는 비례원칙이 들어가지만 귀족이 가해자인 경우에는 금전배상이 가능했습니다. 

 

  

  • 196조 - 평민이 귀족의 눈을 쳐서 빠지게 하였으면, 그의 눈을 뺀다.

  • 197조 - 평민이 귀족의 뼈를 부러뜨렸으면, 그의 뼈를 부러뜨린다.

  • 198조 - 귀족이 평민의 눈을 쳐서 빠지게 하였거나 평민의 뼈를 부러뜨렸으면, 은 1 미나를 치러야 한다.

  • 199조 - 귀족이 다른 귀족의 이를 부러트리면 그의 값의 2분의 1 미나를 그에게 물어야 한다.

  • 200조 - 귀족이 자기와 같은 계급의 사람의 이를 빠뜨렸으면, 그의 이를 빠뜨린다.

  • 201조 - 귀족이 평민의 이를 빠뜨렸으면, 그는 은 1/3 미나를 물어야 한다.

 

 

5. 성문법전은 아니다. 

 

  법전이 아니라고 보는 이유는, 살인 등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도 살인을 무고한 자는 죽인다는 조항을 제1조로 넣어서 살인을 누락한다든가, 

  유부녀에 대한 모욕을 처벌하면서도 유부남에 대한 모욕은 처벌하지 않는 등(127조)  

 

  정작 전제가 되는 기본적인 범죄구성요건에 대한 처벌조항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당시에 특별히 논쟁이 되었던 사건들에 대한 '법모음집'으로 보거나 법 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개정법전'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합니다. 

 

  또 다른 견해로는 함무라비 왕의 주요 판결례를 법전형식으로 만들어 둔 것일 수가 있습니다. 일종의 선례를 법의 형식으로 명문화 한 것이죠. 

 

  6. 기타

 

 정의나 공정을 뜻하는 말은 아카드어로 'misarum'이라고 하며, 판결은 'dinu'라고 한다고 합니다. 

 

  함부라미 법전 결어의 첫 구절은 'dinat misarim(정의로운 판결)'이라고 합니다. 

 

  요새 라틴어 인용은 너무 식상하니까 아카드어를 쓰면 어디가서 잘난체하기 딱 좋을것 같습니다. 

 

 

 주요 참고문헌

1. 안성조, 형법학

2. 나무위키, 함무라비 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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